기사제목 라벤더향 가득한 꽃의 이세계(異世界) 후라노, 그리고 비에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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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벤더향 가득한 꽃의 이세계(異世界) 후라노, 그리고 비에이

“초여름 북쪽나라에는 보랏빛 마법이 내린다”
기사입력 2024.07.12 18: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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홋카이도_서브03(노롯코열차).jpg

 

후라노(富良野)는 일본 최북한 홋카이도의 거의 중앙부에 자리한다. 홋카이도의 관문이자 중심도시인 삿포로에서 약 1시간 반 정도 거리에 자리한 전원관광도시다. 

 

‘후라노’라는 지명은 옛 홋카이도의 선주민족인 아이누족의 언어로 ‘향기 나는 불꽃’이라는 뜻을 담고 있다. 오늘날 수많은 이들을 매료시키는 라벤더가 피어날 것을 마치 예견이라도 한 듯 지명이다.  

 

꽃으로 유명한 후라노이기에 계절마다 각양각색의 꽃들이 피어남은 당연하다. 후라노의 많고 많은 꽃들 중에서도 특히나 대표되는 것이 은은한 향에 강렬한 보랏빛을 담고 있는 라벤더. 그 감미로운 이름만큼이나 달콤한 향내는 후라노의 초여름을 대표하는 상징이 된지 오래다. 

 

지중해의 꽃인 라벤더가 멀고 먼 일본 홋카이도의 후라노에 자리를 잡은 것은 지금으로부터 약 90여 년 전의 일. 1920년대 말, 향료회사가 일본에 시험재배를 시작한 것이 계기로 일본 전국에서도 지중해와 위도상 가장 비슷한 홋카이도가 최적지로 선택되어 재배가 시작되었다. 

 

홋카이도의 주력 농업작물로 지정되어 홋카이도 전체에서 재배가 이루어질 만큼 크게 번성하기도 하였으나, 수입산 라벤더와의 경쟁에서 밀리면서 1977년에는 결국 사양작물로 홀대를 받기까지도 했지만, 지금은 후라노를 홋카이도 제일의 관광명소로 만드는 기적을 만들어 낸 주인공이 되었으니 이 또한 아이러니다. 


라벤더 삼매경, 보랏빛 융단에 취하다

후라노에 초여름이 왔음을 실감하는 것은 달력도, 점차 뜨거워 지는 기온도 아니다. 긴 언덕을 따라 보랏빛으로 라벤더의 융단이 깔리면 후라노 사람들은 이윽고 후라노의 절정의 계절인 초여름이 왔음을 눈으로 확인한다. 

 

거대한 후라노의 땅을 뒤덮기 시작하는 보랏빛은 그야말로 장관. 6월 말이면 서서히 연보라색 라벤다 향기가 대지 곳곳을 채우기 시작하고, 7월이면 라벤더의 융단이라는 단어 이외에는 설명할 길이 없는 라벤더 꽃밭이 발걸음이 닿는 곳마다 한가득 피어난다.

 

라벤더는 그 아름다움 만큼이나 신비하기까지 하다. 라벤더에서 추출되는 향유는 향수와 화장품의 원료로 사용될 만큼 고혹적인 향으로 유혹하고, 그 향은 마음을 안정시키는 치료제로까지 쓰이니 보랏빛 라벤더 꽃밭을 거니는 것만으로 극상의 아로마 테라피를 체험하는 것과 다르지 않으니 라벤더를 앞에 두고 여심(女心)이 춤을 추는 것도 바로 이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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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지갯빛 꽃밭이 이채로운 팜 토미타의 이로도리화원


후라노 지역 내에 수많은 농원과 라벤더 꽃밭이 많지만 특히나 유명한 것이 나카후라노의 ‘팜 토미타(ファ-ム富田)’다. JR나카후라노역을 지나 라벤더하다케역에 하차하여 5분이면 만날 수 있는 곳으로, 누구에게나 열려있는 라벤더의 성지중의 성지다.

 

번듯한 관광시설이지만 팜 토미타에는 입장료가 없다. 더 많은 사람들이 라벤더의 아름다움을 감상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함이라는 것이 창업자의 생각이기 때문이다. 

 

25ha에 달하는 팜 토미타의 절반을 차지하고 있는 것이 라벤더일 만큼 라벤더가 개화하는 시즌이면 보랏빛 꽃과 향이 전신을 자극하며 자연의 품을 그리워한 관광객들의 넋을 빼앗는다.

 

융단은 보랏빛만이 아니다. 농원 한쪽에 꾸며 놓은 이로도리화원에는 서로 다른 색상의 종(種)이 무지갯빛 프리즘을 펼쳐내 꽃의 융단으로 불리며 관광객들의 카메라 세례를 독차지한다. 

 

라벤더의 성지이니 라벤더의 추억을 더할 아이템도 만발하다. ‘하나비토노이에’를 비롯해 농원 안에는 여러 기념품점이 자리하여 라벤더를 이용한 향수, 액세서리, 드라이 플라워 등이 진열되어 라벤더의 매력에 흠뻑 빠진 이들의 마음을 유혹한다. 그중에서도 라벤더의 향을 그대로 담은 라벤더 향수가 인기. 세계 라벤더 향수 품평회에서 그랑프리를 수상할 만큼 매력적인 향을 선사하니 오늘 느낀 라벤더를 몇 번이고 되새기고 싶은 이라면 최선의 선택이 된다. 

 

홋카이도_서브01(라벤더소프트).jpg

▲팜 토미타의 명물인 라벤더 소프트크림

 

라벤더의 향을 머금은 라벤더 소프트크림도 유혹하긴 마찬가지다. 부드러운 바닐라에 라벤더의 향과 색을 입혀, 아이스크림으로 온몸을 라벤더로 채우니 눈과 입 모두 즐겁다.


인생사진 명소 한가득, 히노데공원&플라워랜드

JR카미후라노역에서 도보로 약 15분 거리에 자리한 히노데공원 라벤더원(日の出公園ラベンダー園)도 매력적인 라벤더 명소다. 카미후라노의 라벤더축제의 주행사장이기도한 히노데공원 라벤더원은 카미후라노 시내와 인접한 언덕에 자리한 라벤더농원으로 정상의 희고 둥근 종탑과 전망대가 상징적인 곳. 

 

홋카이도_서브02(히노데공원).jpg

▲라벤더 융단이 압도하는 히노데공원 라벤더원

 

쉽지 않은 산책길을 올라야만 언덕 정상에 닿을 수 있고, 융단의 아래가 아닌, 융단의 꼭대기에서 바라보는 각별한 절경이니 라벤더의 색채가 더욱 깊은 감동을 빚어낸다.  

 

산의 경사를 따라 라벤더 꽃밭이 쭉 이어져있어 정상에 서면 일순 보랏빛 꽃의 융단이 눈 아래로 펼쳐져 절정의 아름다움을 선사하고 눈을 돌리면 후라노다케, 토카치다케, 그리고 지역 최대의 연봉인 아사히다케의 산봉우리까지 즐길 수 있으니 이 또한 각별한 즐거움이 된다. 

 

같은 카미후라노 지역에 자리한 플라워랜드 카미후라노(フラワーランドかみふらの)도 인기다. 초여름의 라벤더는 물론, 매월 다른 표정으로 피어나는 화원이 보랏빛 라벤더 속 색다른 즐거움이 된다. 

 

토카치다케의 연봉을 코앞에 두고, 오색의 꽃들이 선사하는 대비는 절경 그 자체. 라벤더는 물론이요, 루피너스, 마리골드, 백일홍에 더해 새빨간 사루비아까지 매주 개화가 이어져, 7월부터 9월 말까지 매번 다른 화원의 풍경을 선사한다. 

 

플라워랜드 카미후라노만의 탈것인 트랙터버스도 명물. 트랙터가 끌어주는 편안한 좌석에 앉아 거대한 화원 곳곳을 돌아볼 수 있으니 또 다른 즐거움이 된다. 


시즌한정 관광열차로 라벤더 절경 차창에서 만끽 

라벤더가 만개하는 시즌에만 찾아오는 특별한 열차도 있다. JR홋카이도가 개화 시즌인 6월부터 10월까지 시즌한정으로 운행하는 후라노・비에이 노롯코열차(富良野・美瑛ノロッコ号)다.  DE15형 디젤 기관차와 510계 객차 3량으로 구성된 관광열차로, 연선에 자리한 라벤더 꽃밭을 차창너머 즐기는 특별한 경험을 선사하니 욕심내볼만 하다. 

 

활짝 개방된 차장에서 스치는 라벤더의 장관과 창문으로 스며드는 꽃향기, 그리고 홋카이도의 대지가 선사하는 선선한 바람까지 곁들이면 천국이 따로 없고, 관광열차인 만큼 포토스폿에서는 아주 천천히 운행되어 사진을 찍을 시간까지 챙겨준다. 


시즌한정 관광열차만의 특권은 또 있다. JR후라노선 내 나카후라노역과 가미후라노역 사이에 ‘라벤더밭역’이라는 이름의 임시역이 만들어지고 임시역에 유일하게 정차하고 하차하는 특별한 경험이 함께한다. 라벤더밭역은 팜토미타와 인접해 있으니 대중교통을 이용하는 여행자들이라면, 철도마니아를 자처한다면 놓칠 수 없는 즐거움이 된다. 

 

언덕 풍경에 힐링되는 치유의 대자연, 비에이

거대한 홋카이도의 대자연이 주는 감동 중 치유를 선사하는 곳이 있다. 후라노와 이웃하여 자리한 비에이(美瑛)다.

 

비에이를 대표하는 명소는 언덕풍경이 가득한 ‘패치워크 로드’다. 패치워크 로드는 국도 237호와 452호 사이의 언덕을 가로질러 가는 도로의 총칭. 소재나 색이 다른 천을 덧대어 완성하는 수예의 일종인 패치워크처럼, 계절마다 각기 다른 작물이 피고 지며 형형색색의 밭들이 거대한 패치워크처럼 보인다 하여 이름 붙여졌다.

 

굳이 뷰 포인트를 찾을 필요도 없다. 걸음이 멈추는 곳마다, 시선이 멈추는 곳마다 웅대하고 황홀한 대자연의 풍경이 기다리니 보는 것만으로도 치유가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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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몽환적인 자연을 연출하는 아오이이케(청의 호수)

 

몽환적인 자연을 연출하는 ‘아오이이케’(青い池:청의 호수)도 꼭 찾을 만하다. ‘파란 연못’이란 뜻의 아오이이케는 시로가네온천 인근에 자리한 포토제닉 명소. 새파란 물빛과 그 위로 말라버린 자작나무가 신비로운 풍광을 자아내니 한참을 넋을 잃고 바라보게 만든다. 

 

물빛이 파란 이유는 연못의 원류인 이오자와강이 다량의 알루미늄 성분을 포함하고 있어 이것이 퇴적되고 햇빛에 반사되며 우리 눈에 파랗게 보이게 된 것이다.

 

1988년 분화한 화산 피해를 막기 위해 따로 벌목하지 않고 제방을 조성하였는데, 이후 강물이 유입되며 자작나무 숲이 지금의 연못으로 탈바꿈하였고, 연못 속 자작나무들은 자연스레 고사하며 지금과 같은 몽환적이고 신비한 풍경을 완성한 것이다. 

 

아오이이케를 즐긴다면 조금 서두를 필요가 있다. 연못의 상징처럼 자리한 자작나무들이 시간이 지남에 따라 썩으면서 물 위에 솟은 자작나무들이 갈수록 줄어들고 있으니 말이다. 빠르면 5~6년 이후에는 자작나무 없는 아오이이케를 봐야할지도 모를 일이다.


<여행정보>

홋카이도의 관문 신치토세공항까지 인천출발 정기편이 다수 취항중이다. 삿포로 도심에서 후라노까지는 삿포로역에서 출발하는 JR특급 슈퍼카무이 또는 하코다테혼선 특급을 이용하여 타키카와역까지 이동 후, 네무로혼센 보통열차로 환승하여 후라노역에서 하차하면 된다. 소요시간은 약 2시간 30분. 6월부터 9월까지는 삿포로역과 후라노역을 다이렉트로 운행하는 특급 후라노 라벤더 익스프레스도 특별운행해 편리하게 여행할 수 있다. 후라노 및 비에이를 포함하는 홋카이도 최신 관광정보는 홋카이도관광진흥기구 공식사이트(https://kr.visit-hokkaido.jp/)를 통해 확인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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