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해 벽두 일본 노토반도에서 지진이 발생하며, 여행 중 조우할 수 있는 지진 등 자연재해에 대한 여행객들의 불안과 관심이 집중되었다. 일본에서 지진은 매우 흔한 재해 중 하나이지만, 한국인에게 있어 지진은 발생빈도도 낮고 지진에 따른 대비책이나 행동 매뉴얼이 익숙하지 않은 탓에 더 큰 혼란과 공포심을 유발하기도 한다. 하지만 이러한 재해에 대비하기 위한 행동 매뉴얼을 숙지하고 있는 것만으로도 과정과 결과는 크게 달라질 수 있다. 일본 여행에서 만난 지진에 어떻게 대응해야 하는지 일본관광신문 편집부가 기본 매뉴얼을 지면을 통해 정리했다.
| 편집부
호텔에선 객실이 가장 안전, 지진 멈춘 후 안내따라 대피
일본 여행 시 가장 오랜시간 머무는 공간은 역시나 숙박중인 호텔이다. 잠을 자거나 휴식을 취하는 도중 지진이 발생할 경우, 무작정 객실을 나와 건물 밖으로 대피해야 한다고 생각하기 쉽지만, 지진이 이어지는 상황이라면 객실 내에서 안전하게 대기하며 대피방송 등을 기다리는 것이 가장 바람직하다.
대부분의 호텔 등 대형건물은 내진설계를 통해 큰 지진이 닥쳐도 건물 전체가 붕괴되지 않도록 안전설계가 되어 있고, 실제로 지진 발생 시 일부 목조주택들을 제외하고는 지진에 의한 직접적인 건물붕괴는 거의 발생되지 않는다. 때문에 지진을 느낌과 동시에 건물을 서둘러 탈출하는 것은 더욱더 위험한 상황에 처할 수 있는 만큼 침착하게 객실 내에서 안전을 확보하는 것이 최선이다.
호텔 객실에서 지진을 느꼈다면 객실문을 즉시 개방해 두고, 벽의 기둥 모서리나 침대 밑, 테이블 밑에 피신 후 호텔로부터의 행동요령을 기다리는 것이 가장 안전하다. 화재로 이어질 수 있는 전열기구나 가스레인지(빌라 및 콘도미니엄의 경우) 등이 작동중이라면 객실 내 안전한 공간으로의 대피에 앞서 서둘러 플러그를 빼고 가스밸브를 잠그는 등의 안전조치를 해야 추가적인 화재 등을 예방할 수 있다.
▲호텔의 지진대비 방재훈련 모습(미나미산리쿠호텔 제공)
객실 내 피난시에는 반드시 머리 부분을 보호할 수 있도록 이불이나 방석으로 가리는 것도 기억해 두어야 한다.
체크인 시 숙박시설의 비상대피로를 미리 체크해 두는 것도 필요하다. 대부분 숙박객들이 쉽게 볼 수 있도록 객실 내 테이블이나 TV선반 등에 비상대피로 안내책자를 비치해 놓고 있으므로 추후 안전이 확보된 이후 이동을 위해 숙지해두는 것이 좋다.
호텔에서 항시 TV를 틀어두는 것도 좋다. 지진 발생 시 실시간으로 TV화면을 통해 지진발생 정보가 일본어와 영어로 노출되므로 지진발생여부를 빠르게 파악할 수 있으므로, TV를 즐겨보지 않더라도 취침전까지는 TV를 켜두는 것도 좋다.
대피는 큰 진동이 멈춘 이후에 관내방송이나 호텔 직원의 안내가 있을 경우, 계단을 통해 안전한 대피공간으로 이동하면 된다.
도심지에서는 서둘러 가까운 건물 안으로 피신해야
도심의 중심거리나 역 주변을 여행하다 지진과 조우한다면 서둘러 가까운 건물 안으로 피신하는 것이 최선이다. 피신 중에는 주변 건물로부터의 낙석이나 낙하물로부터 머리를 보호하기 위해 가방 등 가지고 있는 물건으로 머리를 감싸는 것도 잊어서는 안된다.
거리 가운데서 우왕좌왕 하거나 건물이 붕괴될지도 모른다는 생각에 건물에 들어가지 않고 입구에 모여 있는 등의 행동은 가장 피해야한다. 지진이 발생할 경우 고층빌딩의 상가나 사무실 등의 유리창이나 간판이 건물의 앞쪽으로 떨어지기 때문에 지진이 아닌 낙하물에 의해 큰 부상을 입을 수 있기 때문이다. 실제로 도심 거리에서 지진이 발생할 경우 가장 많은 피해자가 나오는 곳이 건물의 외벽과 접한 인도쪽이고, 부상원인도 고층 건물 난간에 자리한 간판이나 화분, 물건 등이 떨어져 발생하는 경우가 대부분인 만큼 서둘러 대형 건물의 내부로 몸을 피하는 것이 생명을 지킬 수 있는 가장 올바른 선택이 된다.
대형 쇼핑몰이나 백화점의 내부에서 지진을 만났을 때도 마찬가지다. 무조건 출구나 계단으로 몰려나가는 것은 더 큰 위험에 처할 수 있고, 무작정 건물의 밖으로 나가는 것은 앞서 이야기한 건물 외벽의 낙하물에 의해 큰 피해를 입을 수 있는 만큼 침착히 대응해야 한다.
먼저, 가지고 있는 물건으로 머리를 보호하고, 쇼핑몰이나 백화점 직원의 안내에 따라 이동하고, 대형 건물인 만큼 건물 전체의 붕괴가능성은 거의 없다는 점을 주지하여 조급함에 탈출 인파에 휩쓸리지 않도록 주의가 필요하다.
일본의 경우 지하상점가도 많은데 지하의 경우 의외로 지진에 매우 안전하다. 서둘러 외부로 탈출할 필요 없이 지하상점가 내에서 차분히 몸을 보호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호텔과 마찬가지로 지진 발생 시 엘리베이터를 이용하지 않는 것도 필수사항이다. 상황에 따라 엘리베이터의 운행이 정지되는 만큼 절대 이용해서는 안 된다.
엘리베이터 운행 중에 지진의 발생을 느꼈다면 서둘러 모든 층의 버튼을 눌러 엘리베이터가 정지하면 신속히 엘리베이터에서 탈출하여 가장 가까운 층으로 대피하는 것이 최선이며 일부러 1층까지 내려가기 위해 시간을 낭비하지 않는 것이 정석이다. 혹 엘리베이터에 갇히면 인터폰으로 관리실에 알리고 침착하게 기다리는 것이 가장 안전하다. 무리하게 탈출을 시도하기보다는 정지된 엘리베이터가 안전하고, 추후 구조작업이 진행될 경우 엘리베이터를 가장 먼저 확인하는 만큼 침착한 대응이 그 어느 곳보다 요구된다.
신칸센을 비롯한 철도 등의 대중교통 이용시라면 차내에 대기하는 것이 가장 안전하다. 철도교통의 경우 지진의 진동을 감지하면 자동으로 운행을 정지하는 시스템이 마련되어 안전하게 정차하게 되며, 추가적인 여진에 대비하여 손잡이나 기둥을 단단히 잡고 운전자 및 객실승무원의 지시에 따르면 된다.
해안가에서는 쓰나미 주의, 신속히 고지대 대피가 최선
최근 일본의 자연을 찾는 등산여행이나 트래킹, 낚시투어가 인기인 만큼 산이나 바다에서 지진과 조우하는 경우도 있을 수 있다. 산의 근처나 급경사지가 있는 곳은 지진의 영향으로 산사태가 나거나 절벽이 붕괴되는 등의 피해가 발생할 수 있으므로 되도록 사방 시야가 확보된 지형으로 대피하고, 산간 도로나 등산로의 경우 좌우로 높은 석축 등의 절벽이 있다면 위험하므로 즉시 이동해 붕괴 등의 피해에 대비하는 것이 좋다.
▲한국어까지 표기된 쓰나미 피난 빌딩 안내판. 지점의 표고치도 함께 표기되어 피난에 참고할 수 있다.
바닷가의 경우는 지진과 함께 쓰나미가 덮칠 수 있으므로 더욱 큰 주의가 필요하다. 지진의 진동을 느꼈다면 서둘러 해안에서 먼 고지대로 지체없이 대피해야 한다. 쓰나미의 경우 지진발생 이후 수 분만에도 찾아오므로 여진이 잦아들었다고 하여 안심하여서는 안되며, 특히 방파제나 부두 등은 쓰나미에 휩쓸릴 가능성이 높은 만큼 지진이 발생하였다면 신속히 장소를 이탈하여야한다. 안전하게 대기하는 것이 우선인 도심지역과는 달리 산악이나 바닷가 주변은 신속하게 대피하는 것이 피해를 최소화할 수 있다.
최근에는 쓰나미 발생 지역을 중심으로 피난시설이 마련된 곳도 적지 않다. 바다와 인접한 언덕과 거리에 별도의 타워형 피난시설과 철근 콘크리트제의 중고층건물을 쓰나미 피난빌딩으로 지정하여 운영중이다. 쓰니미 피난빌딩의 경우 건물 외벽과 거리에 피난빌딩임을 안내하는 안내판이 설치되어 비상시 이용이 가능하니 해안가 지역을 여행할 경우 관련 시설의 위치 등을 미리 확인해두는 것이 바람직하다.
긴급재해경보 받아볼 수 있는 ‘Safety tips’ 앱 유용
일본을 찾는 외국인관광객을 위한 자연재해 알림서비스를 여행에 앞서 설치해두는 것도 유용하다. 일본의 재난경보시스템은 일본 내 통신사에 가입된 USIM을 기반으로 서비스되어, 한국으로부터의 로밍서비스 및 와이파이 서비스로는 일본국민과 동일한 재난경보를 제공받을 수 없다.
하지만 ‘Safety tips’을 설치하면 GPS기반 푸시서비스를 통해 지진 등의 긴급재해 및 재난 정보를 동일하게 재공받을 수 있게 된다.
‘Safety tips’ 앱은 일본의 관광청 감수하에 개발된 일본 내 재난경보 발신 서비스다. 한국의 재난문자와 유사한 서비스로, 단순히 자연재해 발생여부를 통지하는 것에 그치지 않고, 실시간 긴급지진 속보와 쓰나미 경보, 화산 분화 속보, 폭우 등의 기상 경보, 태풍 정보는 물론. 피난정보까지 한국어로 통지받을 수 있어 여행에도 매우 유용하다.
특히, 실제 재해 발생 시 여행자가 취해야 할 행동을 순서도 형식으로 확인할 수 있는 것은 물론, 커뮤니케이션 카드 서비스를 통해 재해 시에 상정되는 질문집도 미리 마련되어 유영하다. 특히, 이러한 내용은 네트워크 통신이 없더라도 동작 가능한 로컬 컨텐츠로 수록되어, 와이파이 등 통신망 장애시에도 안심하고 이용할 수 있다.
‘Safety tips’은 애플 앱스토어 및 구글 플레이를 통해 누구나 무료로 설치하고 이용할 수 있다.
▲자연재해 알림서비스인 ‘Safety tip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