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주부지역의 중심도시로 자리한 아이치현. 이름은 낯설지만 도쿄가 자리한 간토지방과 오사카를 중심으로 하는 간사이지방의 중간에 자리하며, 지리적으로는 후지산이 자리한 시즈오카현과 나가노현, 기후현, 미에현과 경계한 일본을 대표하는 도시다. 한국으로부터는 인천공항을 출발해 주부국제공항(센트레아)까지 주요 항공사가 앞다투어 취항하고 있어 더 없이 가깝게 찾을 수 있는 도시로, 최근에는 ‘나고야메시’라는 독자적인 식문화와 도쿄나 오사카 못지않은 쇼핑 인프라 등으로 한국인관광객들의 인기가 급증하고 있는 명소다.
대표 명소는 나고야성이다. 나고야성은 일본 3대 명성 중 하나로 꼽힌다. 아이치현의 중심도시인 나고야시의 도심 중앙에 위풍당당하게 자리하며 400여 년을 지켜온 상징이다.
나고야성은 1612년, 혼란했던 센고쿠시대를 통일했던 도쿠가와 이에야스에 의해 완성되었는데, 황금으로 된 샤치가 지붕에 장식되어 있고, 사상 최대의 실내 면적을 자랑하는 천수각, 호화 찬란한 혼마루어전, 광대한 니노마루정원 등, 당시 천하를 통일한 도쿠가와 가문의 자부심과 힘이 그대로 투영된 명소다.
▲천수각을 배경으로 포즈를 취한 나고야성 오모테나시 무장대
천수각과 혼마루어전 등의 주요 건축물은 재건된 것이다. 2차 세계대전 당시 소실된 것을 고증을 바탕으로 다시 만들어 국보에 준하는 특별사적으로 관리되고 있다.
안타깝게도 천수각은 현재 안전문제 보강공사로 페관중이다. 천수각 위 망루에서 나고야 시내를 조망하는 즐거움은 사라졌지만 석축 위로 솟은 대천수각의 위용과 니노마루정원 등의 일본 감성은 여전히 강렬하니 위안이 된다.
건조물만으로도 즐겁지만 과거 센고쿠시대 세계관과 만나는 특별한 경험까지 기다린다. 바로 센고쿠시대 무장들과 닌자들의 환대다. 이들의 이름은 ‘나고야성 오모테나시 무장대’(名古屋おもてなし武將隊)와 '도쿠가와 이에야스와 핫토리 한조 닌자대'(徳川家康と服部半蔵忍者隊). 나고야성을 찾는 관광객들에게 나고야성만의 세계관을 선사하기 위해 만들어지 특별한 퍼포먼스 그룹이다.
출연진의 면면도 화려하다. 무장대에는 오다 노부나가, 도요토미 히데요시, 도쿠가와 이에야스, 가토 기요마사, 마에다 도시이에, 마에다 케이지의 등의 센고쿠시대를 호령했던 무장과 병졸들이, 닌자대에는 나고야성의 주인이었던 도쿠가와 이에야스와 그의 충직한 부하였던 닌자 핫토리 한조 및 닌자 수하들이 나고야성을 찾은 이들을 반가이 맞이한다.
▲나고야성 곳곳에서 만날 수 있는 도쿠가와 이에야스와 핫토리 한조 닌자대
무장과 닌자를 연기하는 이들은 배우들이다. 외모와 연기력이 출중한 배우들이 역사 속 무장과 닌자들의 모습을 그대로 재현하고, 허리춤과 손에는 일본도와 수리검을 들고 여느 테마파크의 캐릭터들처럼 나고야성을 찾은 관광객들의 시선을 사로잡는다.
무장대와 닌자대는 매일 시간대별로 나고야성 이곳저곳에서 이벤트를 펼친다. 닌자술법 등의 스테이지 퍼포먼스는 물론, 관광객을 위한 기념사진촬영 등에도 흔쾌히 응해주니 조용하고 경직된 사적지가 테마파크처럼 흥겨운 이세계를 완성해 주니 즐기지 않는 것이 손해다.
온가족이 즐거운 레고 테마파크. ‘레고랜드 재팬’
아이들과 함께하는 아이치현 여행이라면 세계적 레고블록 제조사인 레고가 만든 패밀리 테마파크 ‘레고랜드’가 있어 반갑다.
강원도 춘천에 자리한 레고랜드 코리아에 한 발 앞서 지난 2017년 아시아에서는 두 번째로 문을 연 레고랜드 재팬이 아이치현 나고야시에 있으니 레고에 환호하는 아이들을 둔 이들이라면 필수코스다.
▲레고 관련 어트랙션이 가득한 레고랜드(©2023 The LEGO Group.)
나고야 레고랜드는 무려 1,700만 개의 레고 블록과 10,000가지의 레고 모델이 투입되었는데, 팩토리와 어드밴처, 미니드 레고 시티 등 7가지 테마로 꾸며져 있다. 파크 내에는 약 40가지 넘는 놀이기구와 어트랙션이 자리하고, 성인 중심의 다른 테마파크와 달리 대부분 12세 이하 어린이와 유아들이 즐길 수 있는 어트랙션으로 이루어진 점도 매력이다.
레고로 만든 성을 구불구불 관통하는 신나는 롤러코스터 드래곤을 타볼 수 있는 ‘나이트 킹덤’, 사막 오프로드 자동차를 타고 레이저 총으로 목표물을 맞히는 ‘로스트 킹덤 어드벤처’, 레고 닌자고의 세계관을 재현한 닌자고월드 내 초대형 라이드 어트랙션인 '플라잉 닌자고' 등, 즐길거리가 가득하다.
▲일본의 여러 명소들을 레고로 완성한 미니랜드(©2023 The LEGO Group.)
레고랜드 재팬만의 즐길거리도 있다. '미니랜드'에는 정확히 10,496,352개의 레고 블록으로 만든 도쿄, 오사카, 교토, 나고야를 비롯한 일본의 여러 명소들이 완성되어 있으니 레고로 표현된 일본의 도시를 구경하는 즐거움을 만끽할 수 있으니 아이치현 나고야 여행의 원데이 코스로 즐겨볼만하다.
아이치현 산업관광의 정점, ‘토요타 산업기술 기념관’
일본을 대표하는 세계적인 기업 브랜드 중 하나인 토요타 그룹. 이 토요타의 거점이 되는 곳이 아이치현이다. 아이치현 내에 토요타자동차 공장이 자리하고, 계열회사와 연구소 등도 아이치현 내에 다수 자리하니 토요타를 이야기하면 아이치현이 자연스레 따라올 정도다.
토요타 그룹의 역사를 탐할 수 있는 명소는 나고야시에 자리한 ‘토요타 산업기술 기념관’. 토요타를 주인공으로 하는 작은 테마파크다.
토요타 산업기술 기념관은 토요타 그룹 13개 사가 공동으로 토요타 그룹의 발상지인 옛 토요타방적 본사공장 터에 산업유산을 후세에 영원히 전하기 위하여 설립한 박물관 겸 기업 전시관이다.
▲목제 자동방직기를 둘러보는 관광객들
기념관이 자리한 장소는 실제 옛 토요타 방직공장 부지가 그대로 이용되었다. 부지 뿐만 아니라 실내 기념관 내에는 당시의 건물은 물론, 지붕과, 벽 등을 그대로 활용한 구조로 구성되어 옛 유산을 소중히 하는 일본인의 감성이 그대로 반영되어 있다.
방직공장이라는 대목에서 이미 눈치 챈 이들도 있겠지만, 토요타 그룹의 시작은 1926년 작은 방직공장에서 출발했다. 토요타그룹의 창립자인 토요타 사키치(豊田佐吉)가 밤새 옷감을 깃는 어머니 모습을 보고 편하게 해드리겠다는 일념으로 발명한 목제 자동방직기가 그 우수성을 뽐내며, 줄줄이 당대 최신의 발명기술을 더해 세계 제일의 방직기기를 만들어 낸다.
때문에 기념관의 첫 전시관은 방직기로 가득 채워진다. 전시관이라는 말보다 실제 방직공장을 그대로 옮겨놓은 듯하다. 여기저기서 ‘철컥철컥’하며 방직기의 운동이 시작된다. ‘G형 자동방직기’는 최고 볼거리다. 방직기로의 실을 탄창처럼 자동 공급해주는 세계 최초의 기술로 네비게이터(가이드)에 의한 실제 운전시범도 실시되니 90여 년 전 놀라운 일본 기술력을 직접 확인할 수 있다.
▲토요타의 차동차 역사를 한 곳에 집약한 자동차관
이어서는 자동차관이 관람객을 반긴다. 자동차관은 거대하다. 1층과 2층으로 나뉘어 한쪽으로는 마치 모터쇼에 온 듯, 또 다른 한쪽으로는 토요타의 생산공장 라인에 온 듯, 흥미로운 볼거리가 전후좌우 늘어선다. 자동차를 사랑해 마지않는 남성들이 이 기념관에 열광하는 이유다.
눈길을 끄는 것은 1936년 토요타 최초의 생산형 승용차인 통칭 ‘AA형 승용차’. 1930년 대에 그것도 첫 모델이라고는 믿어지지 않을 만큼 곡선형의 미려한 디자인과 고급스러움이 각별하다. 레플리카이지만 세계 어떤 모터쇼에서도 볼 수 없는 모델이니 감동은 남다르다.
미야자키 하야오의 세계관이 현실로!, ‘지브리파크’
지난해 2022년 11월, 아이치현 나가쿠테시에 세계적인 애니메이션 감독으로 명성 높은 미야자키 하야오 감독 작품들의 세계관을 현실에 완성한 ‘지브리파크’가 문을 열었다.
아이치 엑스포 기념공원(모리코로 파크) 내에 자리한 지브리파크는 스튜디오 지브리의 세계를 담은 테마파크. 약 60만 평 규모의 공원 부지 내에 총 5개 에어리어로 완성될 예정으로, 현재 3개 에어리어가 완성되어 공개중인 지브리 팬에게 있어서는 놓칠 수 없는 명소다.
테마파크지만 스릴 넘치는 놀이기구나 호화로운 볼거리는 없다. 순수하게 스튜디오 지브리의 작품들 속 세계관을 애니메이션 이상의 완성도로 현실에 구현하였고, 아이치 엑스포 기념공원의 풍경과 어우러진 개방형 파크라는 점도 특색이다.
▲지브리파크 내 ‘지브리의 대창고’. 작품 속 다양한 명장면들이 재현되어 있다
공개중인 에어리어는 지브리의 대창고, 청춘의 언덕, 돈도코숲의 세 곳. 메인 에어리어인 ‘지브리의 대창고’는 그 이름 그대로 지브리의 모든 것을 담고 있는 거대한 창고와 같은 시설. <천공의 성 라퓨타>, <센과 치히로의 행방불명>, <마루 밑 아리에티> 등의 인기 작품 속 등장 캐릭터의 등신대 피규어가 작품 속 세계관 그대로 연출되는 공간과 지브리 스튜디오의 여러 작품들을 짧은 클립으로 상영하는 ‘Cinema Orion’, 등의 체험형 전시시설과 카페&레스토랑이 집약된 공간이다.
<천공의 성 라퓨타>의 세계를 연상시키는 거대한 엘리베이터타워 아래에 자리한 ‘청춘의 언덕’은 <고양이의 보은>과 <귀를 기울이면>의 세계관을 재현한 옥외형 공간. <고양이의 보은>에 등장하는 ‘고양이 사무소’와 <귀를 기울이면>에 등장하는 작은 골통품상점인 ‘지구옥’ 등의 건물이 작품 속 실물 사이즈로 재현되어 작품 속 주인공이 된 듯 세계관을 만끽할 수 있다.
▲토토로 조형물이 시선을 사로잡는 ‘돈도코숲’
한국에서 가장 높은 지명도와 인기를 자랑하는 <이웃집 토토로>는 ‘돈도코숲’에서 만날 수 있다. 나무로 뒤덮인 언덕 위의 자리한 사츠키와 메이의 집을 둘러보며 서랍도 지그시 열어보고 벽장 문을 통해 방안을 구경하는 등 이색 체험이 함께한다. 참고로 집안에서는 사츠키와 메이의 웃음소리도 간간이 들린다.
<모노노케히메>의 세계관을 선사하는 ‘모노노케 마을’ 에어리어는 오는 11월 1일에, <마녀배달부 키키>와 <하울의 움직이는 성>의 세계관을 표현한 ‘마녀의 계곡’ 에어리어는 2024년 3월 16일에 오픈을 예정하고 있으니 스튜디오 지브리의 팬이라면 기대치를 한껏 올려둘 일이다.
어트랙션에 워터파크, 온천, 쇼핑까지, ‘라구나텐보스’
온천으로 유명한 해안도시 가마고리시에 위치한 ‘라구나텐보스’는 아이치현 제일의 리조트&어뮤즈먼트 복합시설로, 메인시설인 어트랙션파크인 ‘라구나시아’를 비롯해, 온천, 쇼핑몰, 호텔 등이 한데 모여 하루로는 부족할 리조트&테마파크를 만끽할 수 있는 명소다.
'라구나시아'는 전설의 항구도시를 형상화한 놀이기구, 엔터테인먼트쇼, 일루미네이션, 수영장 등 1년 내내 즐길 수 있는 바다를 테마로 한 테마파크.
▲라구나텐보스 내 어트랙션파크인 라구나시아
롤러코스터인 '파이러츠 블래스트', '아쿠아 윈드'와, 통나무 보트를 타고 물보라를 일으키며 격류를 단숨에 떠내려오는 '레전드 오브 라비린스' 등 스릴 넘치는 어트랙션부터, 여름에는 최대 1m의 파도가 넘실대는 점보 수영장&워터파크, 겨울에는 물과 빛이 만들어 내는 일루미네이션 등의 풍성한 볼거리를 선사한다.
▲압도적 비주얼의 일루미네이션 이벤트인 ‘푸른 궁전’
일루미네이션이 특히나 볼거리다. 수상 일루미네이션인 ‘푸른 궁전(青の宮殿)’은 블루와 화이트의 일루미네이션이 반사되어 수면 전체를 빛의 바다로 탈바꿈시키는 환상적인 비주얼에 더해, 중앙에는 길이 46m, 높이 8m의 아름다운 마린블루의 일루미네이션 궁전 오브제가 설치되어 몽환적이고 판타지한 볼거리를 선사해준다. 특히 궁전 오브제는 그 내부를 직접 걸을 수 있어, 마치 푸른빛으로 빛나는 동화 속 세상에 들어온 듯한 환상적인 분위기를 오감으로 만끽할 수 있다.
이밖에도 씨사이드에서 쇼핑과 식사 등을 즐길 수 있는 '페스티벌 마켓', 아름다운 미카와만의 경치를 즐길 수 있는 천연 온천 '라구나노유', 그리고 ‘헨나호텔’과 '호텔 라구나 힐'의 숙박시설도 마련되어 아이치현에서 리조트 라이프를 기대하는 이들에게 더없는 선택이 된다.
<여행정보>
아이치현까지는 관문 주부국제공항(센트레아)까지 대한항공, 아시아나, 제주항공, 진에어가 매일 수시 취항중에 있다. 주부국제공항에서 나고야 도심까지는 공항특급열차 뮤스카이를 이용하면 단 28분 만에 나고야역에 닿을 수 있다. 아이치현 관련 관광정보 및 교통 정보 등은 아이치현 관광 공식사이트 Aichi Now(www.aichi-now.jp/ko)를 통해 확인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