흔히들 홋카이도하면 삿포로부터 생각하기 마련이다. 하지만 조금만 시선을 돌리면 홋카이도다움을 뽐내는 홋카이도 명소들이 눈에 들어온다. 홋카이도 제 2의 도시인 아사히카와도 바로 그런 곳 중 하나다.
아사히카와 시내를 중심으로한 시티투어에서부터, 일본 최대급 연봉인 다이세츠산의 위용을 만끽할 수 있는 것은 물론, 고산지대에 자리한 소운쿄온천과 아사히다케온천 등 홋카이도 특유의 대자연과 함께 어우러진 네이처&힐링 포인트들이 가득해 홋카이도다움을 찾는 마니아들 사이에선 이미 소문이 자자한 땅이다.
관문은 아사히카와공항이지만 삿포로 도심 삿포로역에서 JR철도를 이용한 단 1시간 30분이면 아사히카와역에 닿을 수 있으니 한 달음이다.
아사히카와를 찾았다면 역시나 최고 명성의 아시하야마동물원(旭山動物園 | www.city.asahikawa.hokkaido.jp/asahiyamazoo)이 여정에서 빠지지 않는다. 동물들이 가진 본능과 감성을 발휘할 수 있도록 환경을 조성한 일본 가장 북쪽에 자리한 인기 동물원이다. 북방계 동물인 아무르표법, 북극곰 등과 홋카이도에서만 생식하는 다양한 동물들을 4계절 만나볼 수 있다.
▲아사히야마동물원 바다표범관. 원통형 수조를 오가는 바다표범이 귀엽다.
일본까지 와서 겨우 동물원이냐는 핀잔 섞인 말이 나올지 모르겠지만 ‘행동전시’라는 독특하고 특색 있는 구성미에 일본에서 어른들이 먼저 찾는 최고 인기의 동물원이니 걱정도 필요 없다.
철망을 사이에 두고 우리 속에 갇힌 동물을 보는 것이 실제 동물의 생태를 반영한 전시공간에서 본능 그대로 살아 움직이는 동물들과 조우할 수 있으니 뻔한 동물원과는 즐거움의 차원이 다르니 말이다.
‘북극곰관’이 대표적이다. 지하에서 수조를 반으로 가른 투명한 유리벽면을 사이에 두고 차가운 얼음물에 뛰어드는 북극곰의 위협적인 모습과 만날 수 있고, 우리의 바닥면에는 투명한 돔형 관람공간을 만들어 고개를 내밀고 북극곰과 눈을 맞추는 짜릿한 체험도 가능하다.
▲얼음물을 유영하는 북극곰과 만날 수 있는 북극곰관.
원주형의 수조가 시선을 압도하는 ‘바다표범관’도 인기다. 관람객의 이동통로 한 가운데 원통의 수조가 설치되어 자유롭게 유영하는 바다표범의 자태를 감상할 수 있고 호기심 왕성한 바다표범이 원주형 수조 바깥에서 관람하는 관람객을 도리어 관람하는 귀여운 표정까지 가까이서 만날 수 있다.
‘늑대의 숲’에서는 일본에서는 멸종한 늑대의 생태와 만날 수 있는데, 숲 바닥에 돌출한 투명 터널이 마련되어 생생한 늑대의 모습을 관찰할 수 있으니 아이들보다 어른들이 더 신이난다.
아사히야마동물원의 백미를 맛보고 싶다면 추위가 찾아온 이 계절이 딱이다. 겨울철에는 휴장하는 타 동물원과 달리 일본 최북단에 자리한 동물원답게 영하 20도까지 떨어지는 한겨울에도 동물원을 개방하니 혹한에 서식하는 여러 동물들이 눈 속에서 뛰어노는 모습은 아사히야마동물원이 아니면 만날 수 없는 볼거리를 선사해 준다.
그중에서도 ‘펭귄의 산책’이라는 이벤트가 명물이다. 눈이 내리기 시작하는 11월 말부터 2월 말까지 이어지는 이벤트로, 매일 2회(예정) 눈이 쌓인 동물원 내 산책로를 따라 펭귄무리들이 줄지어 산책하는 귀여움 가득한 장관을 만날 수 있으니 필히 욕심내 볼 만하다.
최상 파우더로 스키&보드 만끽, ‘카무이 스키 링크스’
홋카이도 아사히카와의 겨울을 즐긴다면 시즌 대표 레포츠인 스키&보드가 빠질 수 없다. 주변으로 많은 스키리조트가 자리하는데 아사히카와 도심에서 단 30분이면 찾을 수 있는 ‘카무이 스키 링크스’(www.kamui-skilinks.com)가 단연 인기다.
편리한 교통에 더해 극상의 천연 파우더가 가장 큰 매력이다. 아사히카와는 가장 추운 시기인 1월의 낮 평균 최고기온이 약 –3℃에 불과하고 공기까지 건조해 스키에 최적화된 뭉쳐지지 않는 파우더 스노우를 만들어 내어 홋카이도 내에서도 발군의 설질을 자랑한다.
▲총 25개 코스 규모의 카무이 스키 링크스.
카무이 스키 링크스의 규모도 수준급이다. 총 25개의 코스가 자리하며, 최장 4,000m의 롱 크루징을 즐길 수 있는 코스를 비롯해 각기 다른 난이도의 다양한 코스가 펼쳐진다.
대표코스는 일본 내에서도 최대급 폭을 자랑하는 '골드코스'다. 코스의 가로폭만 150m에 달하는 압도적 개방감의 롱 코스로, '골드1', '골드2', '골드3' 이라는 3개의 코스로 다시 나뉘어 다채로움을 선사한다.
초심자라면 골프1 코스로, 중상급자의 경우 골드2와 골드3를 선택하면 된다. 이중 골드2 코스가 최대폭 150m의 폭과 최대경사 30도의 아찔한 스릴을 선사하니 카무이 스키 링크스의 매력을 확인하고 싶은 이들이라면 후회없는 선택이 된다.
▲최장 4,000m의 롱 크루징을 선사하는 골드코스.
'딥 파우더'와 '프레시 파우더'로 명명된 임간(林間)코스는 상급자에게 매력적이다. 눈의 컨디션이 좋은 경우에만 특별히 개방되는 코스로, 나무 사이를 빠져나가며 활강하는 미압설 코스 본연의 와일드함을 아쉬움없이 만끽할 수 있다. 그날의 설질을 확인 후 개방여부가 결정되는 한정코스인 만큼 문이 열린다면 망설임 없이 도전해 볼 일이다.
가족단위 여행객을 위한 스노우 액티비티도 충실하다. 순백의 설경 속에서 즐기는 스노우 바나나 보트나 언덕 위에서 미끄러져 내려오는 스노우 래프팅은 눈썰매보다 더욱 강렬한 스릴을 선사하면서도 안전하게 즐길 수 있어 어린이들에게 인기다.
카무이 스키 링크스 최정상부에 자리한 산정 레스토랑 'Tratoria & Pizzerria Monte751'도 명물이다. 따스함을 선사하는 난로가 반기는 레스토랑으로, 해발 751m 위에서 이시카리 평야의 설경 대파노라마를 즐기며 정통 이탈리아 피자와 파스타를 만끽할 수 있다,
카무이 스키 링크스의 리프트 티켓은 1일권 기준 3,800엔 선으로, 공식 홈페이지 및 현지 티켓박스에서 구입할 수 있다.
“로맨틱한 겨울 선사하는 겨울 이벤트도 가득하네”
겨울 시즌 아사히카와 도심에서도 다양한 겨울 축제가 이어진다. 11월 말부터 3월 초까지는 아사히카와 시내 중심부를 빛으로 채우는 ‘마치아카리 일루미네이션’이 이어진다. 5개의 컨셉으로 펼쳐지는 설국만의 빛을 연출하는 명물 이벤트로, 아사히카와역을 중심으로 대로변 가로수를 따라 색색의 일루미네이션이 따스한 아사히카와의 겨울을 표현해내니 로맨틱한 겨울밤을 즐기기 제격이다.
2월 7일부터 12일간 개최 예정인 겨울 홋카이도 최대 축제인 ‘아사히카와 후유마츠리’도 기다린다. 아사히카와의 혹한을 즐기는 축제로, 거대눈조각상과 얼음조각세계대회 작품들을 만끽하는 압도적 규모의 축제다.
▲아사히카와의 밤을 빛으로 채우는 ‘마치아카리 일루미네이션’.
참고로, 아사히카와는 과거 일본 역대 최저기온인 영하 41도를 기록(1902년 1월 25일)한 도시로, 이러한 혹한을 적극적으로 즐기자는 뜻에서 시작된 것이 아하시카와 후유마츠리다.
축제에서는 기네스북에도 등재된 세계최대급의 거대한 눈조각상과 예술작품에 준하는 얼음조각상, 그리고 얼음왕국을 연상케하는 환상적인 오브제들이 늘어서 풍성한 볼거리를 선사해주니 추위를 각오하고라도 즐기지 않으면 후회가 된다.
다양한 체험도 가득하다. 얼음과 눈으로 만든 초대형 점보 미끄럼틀, 튜브 눈썰매, 스노모빌, 스노바나나 등의 체험메뉴도 가득해 눈 속의 유원지가 되니, 가족단위 여행객에게도 천국이 따로 없다.
얼음과 눈 오브제에 촛불과 LED로 빛을 밝히는 부대 이벤트인 ‘아사히카와 유키아카리’도 볼거리다. 시내 곳곳에 얼음 속 따스한 빛을 담은 오브제들이 늘어서 아사히카와의 밤을 더욱 로맨틱하게 만들어 더없이 아름다운 포토존이 된다.
▲아하시카와 후유마츠리와 동시 개최되는 ‘아사히카와 유키아카리’.
축제시즌이 아니라도 눈을 즐길 명소가 기다린다. JR아사히카와역 바로 앞에 자리한 공원형 가든인 ‘아사히카와 기타사이토가든’이다. 한 겨울 설경에 더해 이채로운 스노우슈 체험을 즐길 수 있는 숨겨진 명소로, 아사히카와역의 남쪽출구로 나오면 시내를 가로지르는 추베츠강변을 따라 거대한 설경이 펼쳐져 도심 속에서는 흔치않은 풍경과 조우할 수 있다.
가든센터를 방문하면 무료로 눈 위를 걸을 수 있는 스노우슈를 대여해주며, 파우더감 가득한 눈 위를 소복소복 거닐며 상고대와 수빙 등을 배경으로 인생샷을 남기기 제격이니, 축제 오프시즌의 아쉬움을 달래기 제격이다.
아사히카에서 감성 충전! 감성 SPOT 베스트4
코로나 19 팬데믹으로 만나지 못했던 시간 만큼이나 아사히카와와 그 근교를 중심으로 신명소들도 많이 탄생했다. 혹한의 아사히카와와는 또 다른 감각의 감성 충만한 체험&명소, 그리고 신감각 축제들이 여행자들을 반기니 아사히카와 겨울 여행의 감성 포인트로 제격이다.
①아이조메(藍染) 유이노모리
아사히카와에서 자동차로 약 30분 거리인 비에이에 올해 7월 문을 연 쪽염색 체험시설이다. 1층에 있는 체험 코너에서는 손수건(990엔) 등을 쪽염색 체험료가 포함된 가격으로 판매하는데, 자신이 원하는 소재를 가져와 직접 쪽염색 체험을 즐기고 세상에 둘도 없는 오리지널 손수건을 선물받을 수 있으니 추억만들기에 제격이다. 2층 카페에서는 쪽잎을 사용한 차와 쿠키 등도 맛볼 수 있다. | www.biei.blue/home
②소운쿄온천 빙폭축제
아사히카와에서 약 1시간 거리에 자리한 가미카와에서 펼쳐지는 겨울축제로, 홋카이도눈축제와 더불어 홋카이도 3대 겨울 축제로 손꼽히는 명물 이벤트다. 빙폭(氷瀑)이라는 말은 한자 그대로 얼어붙은 폭포를 말한다. 실제 축제장에는 얼어붙은 폭포의 장관과 폭포를 형상화한 다채로운 얼음조각상이 늘어서고 밤이면 아름다운 LED 라이트업(경관조명)까지 더해져 판타지한 얼음왕국을 만끽할 수 있다. | sounkyo.net/hyoubaku
③아사히카와 HARETE
북쪽나라 홋카이도의 먹거리 발신의 거점으로서, 올해 여름 오픈한 최신 커뮤니케이션형 시설이다. 아사히카와를 대표하는 아사히카와라멘을 필두로, 홋카이도 명물인 징기스칸(양고기구이), 말차케이크 등의 디저트 등, 다양한 장르의 25개 점포가 집결해 번거로이 맛집을 찾을 필요 없이 아사히카와와 홋카이도의 명물을 한 곳에서 즐기고 체험할 수 있다. 아사히카와역을 나와 헤이와도오리 쇼핑공원길을 따라 도보 10분 거리. | www.asahikawaharete.com
④Gallery+café zen
가미카와 히가시카와 시내 중심에 자리한 갤러리, 카페, 공유오피스의 성격을 겸한 이색 시설. 1층에는 지역의 식재를 활용한 빵과 파스타, 그리고 오가닉 커피를 맛볼 수 있는 카페에 더해 지역 주민들의 작품들이 전시되는 갤러리가, 2층에는 지역의 목공예술가와 가구장인들이 만든 책상과 의자로 채워진 감각적인 공간에서 업무를 볼 수 있는 공유오피스로 구성되어 있다. 자가제 케이크와 계절별 런치 등이 명물이다. 영업시간은 오전 10시부터 오후 4시 30분까지.
<여행정보>
아사히카와까지의 인천공항-아사히카와공항 간 직항편은 현재 휴항중으로, 하네다공항에서 국내선을 이용하면 1시간 30분이면 찾을 수 있다. 하네다-아사히카와공항 간 하루 7편이 취항중이다. 삿포로 도심에서는 JR선을 이용하면 된다. JR아사히카와역까지 수퍼카무이, 오호츠크 등 특급열차가 약 30분 간격으로 운행하고 있으며, 소요시간은 삿포로 출발의 경우 80분, 신치토세공항 출발(1시간 간격 운행)의 경우 약 2시간 정도 소요된다. 아사히야마동물원은 겨울시즌 오전 10시 30분부터 오후 3시 30분까지 문을 열며 입장요금은 고등학생 이상 1,000엔(중학생 이하 무료)이다. 아사히카와 및 인근지역의 최신 관광정보는 공식 홈페이지(https://do-hoku.com)에서 확인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