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제목 기모노가 어울리는 성하마을, 오이타현 ‘기츠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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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모노가 어울리는 성하마을, 오이타현 ‘기츠키’

“기모노입고 눈 뜨니 여기가 300년 전 에도시대의 거리”
기사입력 2020.04.24 18: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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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름도 낯선 기츠키는 규슈 대표 온천왕국으로 꼽히는 오이타현 북동부에 자리한다. 오이타현의 관문인 오이타공항에서 우리에게도 익숙한 온천관광지 벳부로 향하는 길 중간 정도에 작지만 전통미를 여전히 간직한 기츠키와 만날 수 있다. 이름이 낯설다한들 걱정은 필요 없다. 낯설음은 여행자에게 도리어 즐거움의 대상이고 기츠키는 그런 새로움을 찾는 여행자들에게 진득한 일본미로 톡톡히 보상을 주니 말이다. 

기츠키를 한 마디로 표현하면 살아있는 민속촌이라 하면 설명이 빠를지 모르겠다. 지금으로부터 300년 전 에도시대 당시의 건축물과 문화가 현재까지 고스란히 전해지고 있는 곳이니 규슈의 교토라 칭해도 손색이 없다. 

일본에 흔한 것이 성하마을이지만 기츠키는 각별하다. 바다와 벼랑에 둘러싸이고 언덕으로 이루어진 땅을 영리하게 이용해 마치 샌드위치를 닮은 성하마을이 탄생했는데 일본에서도 오직 기츠키에서만 만날 수 있는 형태이기에 가치가 남다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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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덕 계단 가득한 마을 풍경. 일본 내에서도 독특한 성하마을의 유형으로 손꼽힌다.

 

성하마을은 구심점 기츠키성을 가운데 두고 양쪽으로 높다란 언덕이 자리해 마치 V자 형태의 패인 골짜기 또는 요철형상의 오목할 요(凹)자를 연상시킨다. 높다란 언덕 위에는 고위 무사저택이 늘어서고 푹 패인 가운데 평지에는 상인들의 마을이 형성되어 무사가 상인을 사이에 두고 생활하는 일본에서도 유래가 없는 독특한 마을 구조다. 땅의 고저차를 영리하게 이용한 에도시대 당시의 초대 기츠키번(현재의 기츠키시) 번주 마츠다이라 히데치카의 혜안덕에 여행자는 더없이 입체적인 에도시대 성하마을의 풍경과 조우하니 여행자의 호기심은 기츠키의 초입에서부터 이미 절정을 향한다. 

역시나 이채롭다는 성하마을의 형상이 제일 궁금하다. 입체적인 성하마을을 만나고픈 이들이라면 주저 없이 스야노사카 고개길로 향하면 된다. 스야노사카 고개는 상인마을과 북쪽지대 무사저택을 잇는 가파른 돌계단의 언덕길. 스야노사카 고개 정상에서 정면을 바라보면 남쪽 무사저택을 향하는 시노야노사카 고개와 마주해 깊이 패인 기츠키의 이채로운 성하마을과 만날 수 있으니 자연스레 탄성이 터진다. 

“일본 국내에선 에도시대를 배경으로 하는 사극이나 영화 등의 촬영지로 애용될 정도이고, 과거 300년 전 당시의 풍경과 거의 변화 없는 모습으로 유지되어 기츠키 성하마을을 대표하는 장소”라는 것이 안내를 맡은 기츠키시관광협회 담당자의 말이다. 참고로, 기츠키 성하마을 내엔 이런 언덕길이 20여개가 더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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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사저택으로 유명한 오하라 저택 

 

근사한 언덕길에서 시선을 돌리자 이번엔 근사한 저택들이 여행자를 손짓한다. 바로 300년의 역사를 그대로 이어온 기츠키의 무사저택들이다. 무사저택은 말 그대로 에도시대 당시 번주를 호위하는 무사들이 살던 집을 말한다. 상인거리를 사이에 두고 남과 북으로 언덕 위에 무사저택이 각각 자리하는데 북쪽지대 무사저택이 크고 화려해 관광객들에게 인기다.

대표격은 스야노사카 고개 정상에 자리한 마츠다이라(松平)번 가신의 우두머리였던 오하라의 저택. 운치가 넘치는 억새 지붕이 시선을 당기고 안으로는 일본 전통의 회유식 정원이 자리해 기츠키 제일의 무사저택의 위용을 뽐낸다. 오하라 저택을 중심으로 수개소의 무사저택이 하얀 흑벽을 따라 연이어 자리하니 볼거리가 끝이 없다. 


기모노입고 거리 산책, 300년 전통 다이챠즈케도 명물

여행객이라면 반가운 체험도 기츠키에 가득하다. 대표 테마는 기모노다. 기츠키는 일본 내에서 ‘기모노가 어울리는 역사적 도시경관’에 인정될 만큼 기모노를 체험하기에 제격인 명소다.

기모노 체험은 남쪽지대 무사저택 시오야노사카 고개를 오르면 왼쪽에 자리한 나카네 저택에서 만날 수 있다. 나카네 저택 내 와라쿠안(和楽庵)을 찾아 단돈 2000엔 이면 화려한 기모노를 렌탈하는 것에 더해 전문 착용 도우미가 정성스레 에도시대 당시의 여인으로 변신시켜주니 일본감성을 기대하는 이들에겐 최적의 메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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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모노를 입고 기츠키 거리를 산책하는 관광객들

 

300년 전 성하마을이 그대로 보존된 곳에서 기모노를 입고 거리를 걷는 것만으로도 감상이 각별한데 기모노 착용자에겐 혜택까지 더해진다. 기모노를 착용한 것만으로 기츠키성을 비롯해 오하라저택, 기츠키성하마을 자료관, 이소야저택 등 기츠키시가 운영하는 문화관광시설을 무료로 입장할 수 있고 언덕 아래 자리한 상인거리 내 상점가에선 기모노를 입고 식사를 하거나 쇼핑을 즐기면 전통 액세서리를 증정하거나 요금을 최대 10%까지 할인받을 수 있으니 기모노 체험을 즐기지 않는 것이 손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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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00년 역사의 다이차주케 우레시노

 

에도시대부터 전래된 300년 전통의 맛도 기다리니 이 또한 필수코스다. 메뉴의 이름은 다이차주케 우레시노(鯛茶漬けうれしの). 과거 기츠키번의 번주가 몸이 허약해졌을 당시 진상한 요리로 이 요리를 먹은 번주가 자신을 생각한 요리장의 마음을 헤아려 기쁘다(우레시이노)고 말해 다이차주케 우레시노라는 이름이 붙여졌다. 

요리는 단촐하다. 신선한 도미의 회를 밥위에 올리고 녹차를 부어 먹는 오차즈케라고 불리우는 경식이지만 300년 동안 단 1명에게만 전수된 비전의 양념이 더해져 기츠키를 대표하는 요리로 칭송받고 있다. 

맛을 볼 수 있는 곳은 에도시대 당시인 1698년 문을 연 와카에야(若栄屋). 과거 번주에게 진상을 올렸던 요리장으로부터 그 비법이 이어져 현재는 16대 후손이 다이차주케 우레시노의 300년 역사를 이어가고 있다. 가격이 1800엔으로 저렴하진 않지만 300년 전 번주가 받아들었던 맛을 그대로 즐길 수 있으니 값이 도리어 저렴하게 느껴질 정도다.

전통의 사케 양조장도 볼거리다. 130년 역사의 나카노주조(中野酒造)는 기츠키 유일의 양조장. 에도시대 당시의 전통적인 양조장 건물은 기츠키시 유형문화재로 지정될 만큼 창업당시의 모습이 현재에 전해져 사케만큼이나 명물로 꼽힌다. 

술맛이 단연 일품이다. 양조장 아래 지하 200m에서 솟아나오는 천연수는 그 물맛 하나만으로 세계적인 식음료 품평 콘테스트인 몽드셀렉션에 출전하여 최고 영예인 골드메달을 수상했을 정도이니 만들어낸 술맛이 특별한 이유다. 

100여종의 술이 만들어지고 있지만 130년 전 창업당시부터 이어진 치에비진(智恵美人)이 최고로 꼽힌다. 잡내를 담고 있는 쌀의 외벽을 한계치까지 도정하여 만든 최고급 준마이긴조슈로 기츠키의 추억을 기억할 선물로 더없이 제격이다. 


<여행정보>

오이타공항에서 기츠키시까지는 공항-기츠키버스터미널 간 버스(편도 690엔)가 운행중으로 약 30분 대에 도착가능하다. 후쿠오카로 부터는 JR하카타역에서 히고혼센(日豊本線)을 이용 JR기츠키역에서 하차하면 된다. 소요시간은 약 2시간. | www.kit-suki.com



▲무사저택으로 유명한 오하라 저택 

▲기모노를 입고 기츠키 거리를 산책하는 관광객들

▲300년 역사의 다이차주케 우레시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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